F1의 '르망 참사', 1961년 이탈리아 그랑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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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고 당시 사진 및 영상이 나오니 주의) F1의 1961년 시즌은 그야말로 페라리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시즌이었다. 1961년 시즌부터 F1의 엔진 배기량은 기존 2.5L에서 1.5L로 줄어들었고, 최소 중량은 450kg으로 바뀌었는데 당시 영국 팀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해 규정 변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새로운 규정에 대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페라리는 달랐다. 페라리는 전년도 F2에서 사용했던 1.5L V6 엔진을 바탕으로 새로운 강력한 120도 V6 엔진을 개발했다. 여기에 무게 중심이 낮은 미드십 섀시를 채택했고, 차량 전면에는 두 개의 독특한 공기 흡입구를 장착했는데, 마치 상어의 코를 닮았다고 해서 훗날 '샤크노즈'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 페라리 156이었다. 그렇게 새 규정에 대한 준비가 늦었던 영국 팀들과 달리 규정 대비를 매우 철저하게 한 페라리는 6라운드 독일 그랑프리까지 열린 6번의 경기에서 4승을 차지했고, 특히 벨기에 그랑프리에선 1위부터 4위까지를 모두 페라리가 독식하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독일 그랑프리가 끝났을 무렵 페라리의 컨스트럭터 챔피언 등극은 이미 확정된 상태였지만 드라이버 챔피언십의 향방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였다. 6라운드까지 2승을 거둔 볼프강 폰 트립스가 33포인트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그 뒤를 1승을 한 팀 동료 필 힐이 29포인트로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챔피언십 향방을 사실상 결정지을 다음 그랑프리는 '속도의 신전'으로 불리는 몬차 서킷에서 열리게 될 이탈리아 그랑프리였다. 챔피언십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중요한 그리드 위치를 정할 퀄리파잉에서 예상대로 페라리가 선전하며 퀄리파잉 상위 네 자리를 모두 페라리가 차지했다. 챔피언십 선두였던 폰 트립스가 폴 포지션을 차지했고, 19세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가 2위, 리치 긴터가 3위에 올랐다. 반면 챔피언십 2위였던 힐은 4위에 자리하면서 폰 트립스가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챔피언십의 운명을 가를 1961년 9월 10일이 밝았다. 총 32대의 차량이 출발선에 늘어섰고, 이윽고 이탈리아 그랑프리 레이스가 시작됐다. 시작하자마자 선두권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는데 몬차의 긴 직선 주로를 위해 좀 더 긴 기어비를 사용한 페라리는 가속이 늦어 스타트에서 뒤처졌고, 특히 폴 포지션을 차지한 폰 트립스가 순위를 크게 잃어 다른 경쟁 차량들이 순위를 많이 끌어올렸다. 그 결과 첫 번째 랩이 끝났을 때 순위는 필 힐, 리치 긴터,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짐 클락, 잭 브라밤, 볼프강 폰 트립스, 지안카를로 바게티 순으로 이어졌고, 서로 한 덩이로 붙어 달리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두 번째 랩. 폰 트립스와 로터스의 짐 클락 역시 순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두 차량은 긴 직선 구간을 지나 파라볼리카 진입을 위한 제동 구간으로 접근했다. 그때였다. 폰 트립스의 페라리가 왼쪽으로 움직이는 과정에서, 뒤따르던 클락의 로터스 앞바퀴와 폰 트립스의 차량 뒷바퀴가 맞닿으며 접촉했다. 그 순간 폰 트립스의 페라리는 균형을 잃었으며, 클락의 로터스 역시 스핀하면서 코스를 벗어났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레이싱 인시던트처럼 보였지만 폰 트립스에게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균형을 잃은 폰 트립스의 페라리는 그대로 미끄러지며 트랙 바깥쪽의 잔디 둔덕을 향해 돌진했다. 차량은 높은 속도로 둔덕을 타고 올라갔고, 둔덕은 마치 점프대 역할을 하며 그의 차를 공중으로 띄웠다. 폰 트립스의 페라리는 그대로 철망 방호펜스와 그 뒤에 관중들이 있던 곳을 덮쳤고, 충격과 함께 차량은 여러 차례 뒤집히며 서킷으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폰 트립스 역시 이 과정에서 차량 밖으로 내던져졌다. 차량에서 내던져진 폰 트립스는 치명상을 입고 얼마 안 가 목숨을 잃었으며, 사고에 휘말린 관중들 역시 차량과 파편에 맞아 11명이 현장에서 즉사했고, 심각한 부상을 입은 3명을 포함해 수많은 관중들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런 혼란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레이스는 중단되지 않았고, 사고의 상황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경기는 그대로 계속됐다. 그렇게 많은 드라이버들이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 채 레이스는 그대로 진행되었고, 필 힐은 경쟁 드라이버들이 리타이어하며 자신의 1위를 굳혀나갔고, 그대로 체커기를 가장 먼저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필 힐은 볼프강 폰 트립스를 단 1포인트 차로 제치고 1961년 F1 월드 챔피언에 올랐고, F1 역사상 최초의 미국 국적의 월드 챔피언이 탄생하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챔피언 등극을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레이스가 끝난 뒤 얼마 안 가 힐은 자신의 팀 동료이자 챔피언십 라이벌이었던 폰 트립스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과 수많은 관중들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이 소식을 듣게 된 힐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고, 챔피언십을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폰 트립스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이 뒤섞여 그 순간을 제대로 기뻐할 수 없었다. 또한 직접적으로 사고에 연루되었던 클락 역시 마찬가지로 매우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이미 불과 1년 전 1960년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크리스 브리스토와 앨런 스테이시가 사망하는 사고를 경험한 상태였으며, 몬차에서 폰 트립스와 수많은 관중들이 사망하는 사고에 직접 연루되면서 큰 트라우마를 겪었고, 이 시기에 그는 레이스를 그만두는 것까지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이후 1963년 이탈리아 사법당국 역시 클락의 책임 여부를 조사했고 과실치사 책임을 묻기 위한 기소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클락에게 사고의 법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한편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관중 3명이 얼마 안 가 사망하며 사망자는 폰 트립스를 포함해 15명으로 늘어났으며, 페라리는 사고를 애도하기 위해 시즌 최종전인 1961년 미국 그랑프리에 불참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 사고는 몬차 서킷의 안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논쟁이 되었던 것은 관중들의 안전 문제였다. 관중들은 차량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그런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은 철망 하나에 불과했는데 그마저도 이러한 사고에는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사고 이후 몬차에서는 관중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이어졌는데, 특히 서킷에 기존보다 더욱 강화된 방호 펜스와 가드레일 설치를 비롯한 여러 안전시설이 보강되었다. 또한 사고 이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몬차의 고속 뱅킹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1955년에 건설된 몬차의 오벌은 최대 경사 약 38도에 달하는 가파른 각도로 지어져 당시 F1 차량들은 이곳을 매우 빠른 속도로 유지하며 달릴 수 있었지만 노면은 매우 거칠고 울퉁불퉁해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에 큰 부담을 줘 많은 드라이버들과 팀들이 위험을 호소했다. 이에 1960년에는 영국의 F1 팀들이 이를 문제 삼아 보이콧하는 일도 있었고, 참사 당해에도 많은 팀들이 오벌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사고 자체는 뱅킹에서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미 뱅킹의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몬차의 극단적인 고속 특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결국 1962년부터 F1은 뱅킹 구간을 제외한 로드 코스만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몬차의 고속 뱅킹은 더 이상 F1 그랑프리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해를 지날수록 차량의 성능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고,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져갔다. 결국 안전시설과 런오프를 더 개선했고, 1972년에는 고속 코너의 진입 속도를 낮추기 위해 레티필로 시케인과 아스카리 시케인을 설치했다. 이후 몬차 서킷은 안전을 더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안전 시설과 레이아웃을 변경했으며, 여러 변화를 거쳐 현재의 몬차 서킷으로 이어지게 된다. 출처: F1(포뮬러 원)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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