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매체가 없는 게임의 시대는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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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동아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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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이 죽었다
.
2028
년
1
월을 기점으로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는 모든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디스크의 생산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
콘솔 게임의 시작부터 게이머들과 함께 해오던 물리 매체 게임 시대의 종말이 본격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
이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
다운로드 방식의 디지털 게임 공급
(
이하
DL)
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이래
,
지금까지 게임 업계는 업체를 막론하고 물리매체 패키지 시대의 종말을 원해왔다
. PS3/360
시대의
“
온라인 패스
”
시스템
, “
엑스박스 원
”
공개 당시의 중고 게임 금지 조항
(
이후 철회됨
),
패키지 유저들에게 직접적인 디스어드밴티지를 남긴
Xbox
Play Anywhere
나
Xbox
Game Pass
정책등이 좋은 예시중 하나다
.
하지만
,
이번에는 급이 다르다
.
디스크 체제 자체의 종말이다
. 2028
년
1
월이라는 뜻은 사실상
“PS6
부터는 올 디지털로 나아갈 것
”
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 2028
년에도
PS5
게임은 분명히 나올 것이므로
-
사실상 이제부터 플레이스테이션은 물리 매체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매한가지다
.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
경쟁업체인 엑스박스도 이제는 물리 패키지 시장에서 많이 철수한 상황이니만큼
(
플레이스테이션과 달리 아직 본격적으로 물리매체 시장 포기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
세간의 인식과 달리 최근 퍼스트파티 최신작
<
포르자 호라이즌
6>
도 디스크가 발매되었다
.
다만
,
엑스박스는 꾸준히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디지털 장려 정책을 수년째 유지중이다
.)
이쪽에서도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이것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
수많은 사람들이
“
나는
DL
로 이미 전향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상관없다
”
고 하기도 한다
.
그 심정을 이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
필자 역시
,
스팀 라이브러리에
500
개에 가까운 게임 소프트웨어를 소장하고 있다
. DL
체제가 물리 매체 대비 가지는 우월성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잘 알고 있다
.
하지만
, “
옵션이 사라진다는 것
”
과
“
물리매체의 종말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오는지
”
에 대해
,
한국에서는 깊이 분석한 글이 없는 듯하다
.
이것에 대해
,
오랜 기간 콘솔 게이머로 지내온 입장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
위의 게임들의 공통점을 아는가
?
위에 나열된 게임들은 전부 라이선싱 문제나 기타 여러가지 사항으로 인해
“
판매가 영구히 중단된 게임
”
들이다
.
게임 업계에서 이런 게임들은 자주 있어왔다
.
그리고 개중에는 솔직히 말해
,
꽤나 괜찮고 훌륭한 작품들도 많이 포진되어 있다
.
물리매체는 이러한
“
게임 소멸 현상
”
에서 자유롭다
.
한번 구입하면 그것은 당신의 것이다
.
어떤 외압이 들어와 어떤 식으로 게임의 판매가 영구히 중단되건
,
그것과 관계없이 당신이 구입한 게임은 영원히 남는다
. “
내려가기 전에 다운로드로 구매하면 된다
”
고
?
예고없이 내려가는 경우도 태반이다
.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지
, <
콘코드
>
같은 경우 판매를 중단하면서 이와 동시에 회사에서 직접 유저의 라이브러리에 있는 게임을 제거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 (
위에 나열된 게임중
,
필자가 소장중이던
역시 필자의 오리진 계정에서 영구히 삭제되었다
.)
당신이 돈을 주고 구입한 게임이
,
당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없어진다
.
그 방어막이 없어진다
.
이건 소비자의 권리의 문제다
.
위에 나열된 게임의 공통점을 아는가
?
위에 있는 게임들은
“
한국 지역제한
”
으로 한국 내 판매가 금지된 게임들이다
.
심의상으로 문제가 된 경우도 있고
,
유통사에서 한국 내 판매가 걱정되어 막아둔 경우도 있고
,
법적 문제가 얽힌 경우도 있다
.
나날히 검열이 심해지는 시대에
,
물리 매체는 그 안전장치를 해준다
.
어딘가에서 물리 매체를 사오기만 한다면
,
혹은 훗날 지역 제한이 걸리더라도 과거에 나온 디스크만 어딘가에서 구해온다면 게임을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
물리매체가 없는 세상에서
,
이 안전장치는 없어진다
.
게등위의 한국 내 게임 검열에 대해 불만을 품던 한국 게임업계 아닌가
?
물리매체의 종말은 그들에게 힘을 더 실어주는 격이다
.
위에 있는 게임 기종들은
“
디지털 판매
”
가 영구히 중단되었거나
,
혹은 영구히 중단될 예정인 게임기들이다
.
그래
, “
이미 구입한 소프트웨어의 재다운로드
”
는 아직까지 허용된다
.
그런데
,
문제가 있다
. “
아직까지
”
라는 점이다
.
닌텐도도
,
엑스박스도
,
플레이스테이션도
“
당분간 재다운로드를 지원
”
한다고 했다
.
이
“
당분간
”
이 끝나는 순간
,
당신이 지금가지 해당 콘솔 게임기에 투자한 모든 디지털 재화의 가치는
0
이 된다
.
설령 영구히 재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친다 하더라도
, “
더 이상 이 콘솔에서 다운로드 소프트웨어의 구입은 불가능
”
하다는 사실은 전혀 다르지 않다
.
수백
,
수천
,
수만개의 게임이 저 너머로 사라진다
.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게임도 부지기수다
.
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다
. “
회색지대
”
로 넘어가지 않는 이상 말이다
.

이미 다운로드의 시대가 왔다
.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
디지털 다운로드는 실물에 비해 간편하고 빠르다
.
게임을 매번 갈아끼워줘야 할 필요성도 없다
.
라이브러리에서 버튼 한번의 딸깍으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
그 장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
하지만 그 외의
, “
물리매체
”
라는 옵션이 삭제되는 것은 어떤 것인가
? “
선택지
”
조차 주지 않고 다운로드로 강제되는 시대다
.
우리는 이
“
간편함
”
을 위해 무엇을 잃는가
?
인터넷 뱅킹의 시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오프라인 은행과 현금
,
금고를 없앤다면 당신은 이를 따르고 싶은가
?
동일한 맥락이다
.
중고거래의 문제도 있다
.
아니
,
내가 업자라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다
.
어떤 사람들은
“
중고거래는 개발사에게 돌아가는 이득이 없다
”
며 반발한다
.
틀린 말은 아니다
.
그러나
,
중고 제품이 존재해야 게임의 가격에
“
시장논리
”
를 입각시킬 수 있다
.
앞으로 출시될 모든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은
“
중고시세
”
의 가치가 상실된다
.
덤핑되어서
5000
원
,
1
만원에 덤핑되는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진다
.
유통사와 소니에서 자사 플랫폼의 모든 게임의 가격을 완벽히 통재할 수 있게 된다
.
다음
<
스파이더맨
3>
가
2029
년 나온다고 하면
,
앞으로 이 게임을 구입하는 모든 소비자는 소니에서 정해진 금액에만 게임을 구입해야 한다
.
게임이 출시되고
10
년이 지나도록
50%
이상의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
당신이 좋던지 싫던지간에 하고싶다면 당신은 그 가격에 맞춰 게임을 구입해야한다
. “
디스크가 더 싼데
?”
하고 튈 수 있는 방향성 자체도 없어진다
.
철저한 시장 통제의 영역이다
.
콘솔은
PC
같은 키 셀러 사이트나 서드파티 게임 판매 업체
,
타 스토어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마지막으로 소유권의 문제다
.
국내에서도 핫했던
<
더 크루
>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
게임을 아무도 소유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
다운로드로 정당히 구입한 게임이었다고 해도
,
개발사들이 멋대로 라이브러리에서 내리고
,
오프라인 컨텐츠가 있는 게임이었음에도 서버 강제 연동으로 게임을 더 이상 즐길 수 없게 처리했다
.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
엑스박스 스토어
,
닌텐도
e
숍 모두 다운로드로 게임을 구입하는 행위를 더 이상
“
구입
”
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 “
디지털 라이선스 제공
”
이다
.
좀 더 직관적인 단어로 말하자면
“
유기한 대여
”
다
.
그들은 언제든지 당신이 돈을 낸 소프트웨어를 앗아갈 수 있다
.
이 논란으로 인해 촉발된 해외 게이머들의 유명한 말이 있다
. “
만약 구입이 소유가 아니라면
,
불법 복제도 훔치는 것이 아니다
.”
나는 이 말에 긍정도
,
부정도 하고 싶지 않다
.
한편으론 사실이지만
,
다른 한편으로는 불법 복제를 조장하는 말이기도 하니까
.
하지만 이미 구입할 권리도
,
플레이할 권리도
,
소유할 권리도 없어진 게임이 생겨
,
이것을 플레이할 유일한 방법이 불법 복제하는 방법뿐일 때
,
이것에 대해서 쉽게 잣대를 내릴 수 있을까
?
이것은 소비자와 기업간의 신뢰의 문제이며
,
이 문제가 깨져버리는 순간 그 가치는 의심될 수밖에 없다
.
“
다운로드를 시작한 제품은 재화의 손상 및 재화의 가치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환불받을 수 없습니다
.”
가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의 규정이다
.
게임 자체를 플레이하지 않고
“
게임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은 것
”
만으로도
“
재화의 가치가 현저히 낮아져 환불이 되지 않는다
”
고 하는 업체에게
,
이미 구입해 라이브러리에 있는 게임을 멋대로 삭제하는 업체에게
,
콘솔 스토어 내 구매 행위를 구입이 아니라 유기한 대여라고 주장하는 업체에게 앞으로 나올 모든 게임의 소유권 권리를 완벽히 맡겨야 한다
.
그게 이번 사건이 중요한 이유다
.
"다 우회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안다. 그러나, 우회방법이 있다고 일어난 사건을 무시해도 되는것은 아니다. 중국의 황금방패도, 한국의 인터넷 검열도 VPN으로 회피가 가능하니 괜찮은 것 아니냐는 말과 똑같다. 회피가 가능하다고, 그 단점과 충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 그리고 물리매체 생산 중단은... 회피할 방법조차 없다.

“
그 어떤 것도 소유할 수 없는 시대
”
가 오고 있다
.
세상의 모든 것이 구독제로
,
유기한으로
,
정기적으로 업체에 금액을 제공하고 우리가 돈을 쓰면서도 아무것도 실제로는 가질 수 없는
,
모든 문화 매체 미디어를
“
대여
”
해서 봐야 하는 시대가 이미 찾아왔다
. 2028
년부터
,
세상에 나올 모든
“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
은 여러분의 소유가 아니다
.
언젠가부터는 엑스박스 게임도 그렇게 될것이다
.
아직까지 닌텐도는 이쪽 문제에서 그나마 안전한 편이지만
(
키카드 정책은 솔직히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니지만
,
최소한
“
소유권 인정
”
의 측면에서는 자유롭다
.)
이것마저 얼마나 갈지 모른다
. 10
세대 콘솔의 시대가 어떻게 될지 무섭다
.
하드웨어 가격도
,
소프트웨어 가격도
,
미미한 성능 향상도
,
달라지지 않을 게임플레이도
,
라이브 서비스 일변도의 게임 출시도 두렵지만 이젠 게임의 소유권조차 보장받을 수 없다
.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
콘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
이런 미래는 보고 싶지 않았다
.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콘솔 게임계에 어떠한 형태의 지각변동이 찾아올지, 나로서는 알기도 힘들고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물리매체 게임의 쇠퇴는 우리에게 득이 되진 않는다. 그것은 당신이 콘솔을 쓰건 안쓰건, 물리 매체 게임을 구입하건 구입하지 않건 상관되지 않는다. "게임"이라는 매체를 즐기는 모두가 이번 일의 피해자다.
출처: 닌텐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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